도담이의 정밀 초음파 영상이다. 3D Scan으로 얼굴 윤곽까지 확인할 수 있다. 도담이가 딸이라고 한 후 아빠인 입장에서 다소 걱정스러운 부분이 하나 있었다. 도담이의 외모가 날 닮지 않을까 싶어서다. 첫 딸은 아빠를 닮고, 아빠를 닮아야 잘 산다고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평균 이상의 외모가 아닌 입장에서 나를 닮는 것이 그리 반가운 부분은 아니었다. 다소 시니컬한 이야기지만 외모가 아름다울수록 더 많은 혜택을 받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외모보다 넉넉한 자아와 고운 심성이 더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아빠 된 입장에서 자꾸만 욕심이 생긴다. 아직 태어난 것도 아니고 커가면서 외모는 달라질 수 있지만 오늘 초음파 동영상으로는 나를 일단 닮지 않은 듯 하다. 생각보다 이뻐서 ..
겨울에 다다른 11월 25일에 도담이와의 5번째 만남이 있었다. 오늘은 정밀초음파로 발육상태, 뇌, 장기, 심장, 손가락, 발가락 개수들을 점검(?)했다. 일단 결과는 아주 건강! 하지만 다소 운동이 부족하다고 하여 다음 주 부터는 윤주를 데리고 운동을 좀 다녀야겠다. 회사일에 바쁘고, 해야 할 일이 많아 도담이한테 더 많은 것들을 해주지 못하고 아빠가 될 준비에 다소 게으른 것이 미안하다. 하지만 조금더 능력 있는, 강한 아빠가 되기 위해서는 더욱 치열해야져야 하니... 다음 주 부터는 더욱 부지런해져야겠다. 음악회나 미술관도 다니고 태교에도 더 많은 시간을 내야겠다.
도담이의 첫 태동은 훨씬 전이지만 아빠인 내가 느낀 태동은 처음 이었다. 그 동안 초음파 사진과 기계를 통해서 들리는 심장소리에도 대단히 기뻤지만 실제로 내 피부를 통해 느껴지는 움직임 또한 대단히 경이로웠다. 어쩌면 그것이 도담이와 나의 첫 번째 대화였는지도 모르겠다. 그 동안 조금씩 불러오는 윤주의 배를 보면서 도담이가 커가는 것은 알았지만 피부로 와닿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조그만 녀석의 움직임에 도담이는 훨씬 가까운 실체로 나에게 다가왔다.사람은 역시 자신의 눈으로 보고, 손으로 느껴봐야 감동이 더 한 즉물적인 존재인 것 같기도 하다. 이제 도담이와의 첫 대화를 기점으로 도담이와 소통할 다양한 것들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말에는 좋은 클래식음악과 시집을 좀 골라봐야겠다.
근무 중 윤주에게서 전화가 왔다. 도담이의 기형아 검사가 나왔다고 한다. 내용은 "이상 없음" 그 동안 나는 별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사실 꽤 신경이 쓰었던 것이 사실이다. 나보다 윤주는 좀 더 노심초사 했었고 좋은 검사 결과에 내심 기쁜 모양이다. 사실 기형아검사라는 것이 100% 정확한 것도 아니고 어디까지나 확률 게임이지만 그럼에도 대단히 기쁘다. 자기 자식이 좋다는데 어느 부모가 기쁘지 않겠는가? 도담이를 기다리며 도담이의 건강에 너무나 신경이 쓰인다. 나와 윤주가 조금 더 건강한 상태에서 도담이를 맞이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하고, 윤주가 회사를 다니며 받는 스트레스가 도담이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그래서 도담이에게 정말 많이도 미안하다. 다만 매일 같이 나날이 불러..
보통의 회사에서 일반적인 업무가 아닌 project 기반으로 움직이는 윤주는 임신중임에도 바쁘고 힘들다. 몸이 힘들어서, 조금더 도담이를 만날 준비에 많은 시간을 소요하지 못함에 윤주는 힘들겠지만 나는 그런 윤주를 도담이를 보는 것이 힘들다. 자신의 2세가 생기게 되면 일반적으로 아빠들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에 대한 기쁨과 함께 많은 책임을 느끼게 된다. 과연 내가 이 척박한 세상에서 자신의 2세를 능히 키워낼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결국 그 고민에 끝에서 더욱 자신의 능력을 키워내어 강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기에 더욱 힘내서 일을 하고, 공부를 하고 노력을 한다. 그런데 때로는 이 과정에서 다소 아기 엄마는 서운함을 느끼게 된다. 그 이유는 아빠는 더욱 거시적인 차원에서 시간을..
8월 12일 2번째 병원을 갔다. 얼마나 컸을까? 궁금하면서도 설레이고 혹시 무슨 문제는 없을까? 조금은 두려운 기분이다. 어서 도담이가 건강하게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초음파를 통해서 만난 도담이는 건강하게 자라고 있었다. 2주전보다 2배 정도나 커진 모습에 엄마와 아빠를 미소짓게 했고 우렁찬 심장소리로 안심하게 했다. 요즘 도담이 엄마가 몸이 많이 가려워 힘들어고 하고 있다. 특히 잠들기가 너무 힘들다. 의사선생님은 아기가 너무 어리기 때문에 약을 쓰기는 힘들고 그냥 견디는 수 밖에 없다고 하신다. 어쩔 수 없이 끙끙대며 도담 엄마는 견디고 있다. "도담이 임마! 엄마가 이렇게 고생하고 있으니까. 건강하게 와야 된다. 알았지?" 3주후에 입체 초음파 사진을 찍는다고 한다. 얼굴 윤곽이나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