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지났지만 민지가 아팠다. 고열이 나고 소화상태가 좋지 않았다. 말도 못하는 녀석이 얼마나 아팠을까? 아파서 칭얼대는 녀석을 보며 너무 안쓰러웠다. 할머니와 윤주는 찬 수건으로 밤새 간호했고 그 정성으로 민지는 금방 괜찮아지기는 했다. 아픈 녀석을 보며 대신 아파주고 싶었다. 예전에는 어른들이 하는 자식을 위해 대신 아파주고 싶다는 말이 그냥 의례적인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는데 아빠가 된 지금 절실하게 그 바램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그리고 아주 오랜 전 내가 아파서 밤새 끙끙 앓고 있을 때 안쓰런 눈빛으로 내 머리맡을 지키시던 어머니도 떠올랐다. 당신의 마음이 아버지가 된 지금이나마 조금 이해할 것 같다. 아빠가 되서 난 더 어른이 되는 것 같다.
민지를 너무 힘들게 한 것은 아닌지... 그래도 민지가 너무 예쁘게 웃어주었다.
민지의 초졸한 100일 잔치 집에서 할머니랑 고모와 함께...
2007년 6월 17일은 민지의 100일이었다. 백일 잔치는 가족까리 조촐하게 했다. 임신한 윤주를 보며 언제 민지가 태어날까?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민지가 벌써 100일이라니... 아직까지 조금도 아프지 않고 너무도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있는 민지에게 고맙고, 신에게 감사한다. 100일 밖에 되지 않았지만 첫 태어날 때와 비교해 보면 민지가 훌쩍 자란 것을 느낀다. 나날이 예뼈지고 아주 사소한 성장의 징후들에도 신기하고 감탄스럽다. 지금처럼 항상 건강하고 잘 웃고 너무 큰 기쁨을 주는 민지로 잘 자라주기를 매일 같이 기도한다. 일 때문에 저녁 때에 집에오고 더구나 민지가 대부분 밤 늦게까지 자기 때문에 늦은 밤에 민지를 볼 수 밖에 없어서 나도 윤주도 민지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다. 그래도 엄마, ..
아랍에미레이트와이 축구가 있던 날 민지가 수다스러워졌다. 엄마와 민지의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