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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에게 동생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내내 했었다. 하지만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과 훌쩍 커버린 민지를 통해 어느 정도 안정된 일상의 변화가 두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많이 미안하게도...
어느 날 잠에서 깬 민지는 자기 방에 많은 벌들이 들어와 다 쫓았는데 한 녀석이 졸졸 따라다니며 나가지 않았다는 생생한 꿈을 이야기 했고 그렇게 단풍이가 찾아왔다. 엄두를 내지 못하던 미련한 우리에게 떡하니 찾아온 녀석...
그렇게 가을에 찾아온 녀석에게 민지는 단풍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인생의 커다란 변화가 찾아온 것이다. 기쁨도 크지만 또 철없는 아빠라서 변화될 삶이 또 단풍이에 대한 책임이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녀석이 초등학생이 되면 내 나이가 몇인가 셈해보고, 성년이 되면 환갑이 가까운 나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민지와는 다르게 부쩍 힘들어하는 윤주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기쁨과 막연한 두려움 그리고 미안함... 솔직한 마음이다.
하지만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민지와 민지가 준 지상 최대의 행복을 또 이녀석이 줄 생각을 하니 또 많이 설레여오기도 한다.
바라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건강히 녀석과 만난다면 그것이 가장 큰 행복일 것이다.
" 단풍아! 아빠야.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아빠는 다른 것 없다. 우리 단풍이 건강하게만 태어나준다면 그것으로 족해. 어쩌면 더 강한,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너를 보내준 것은 아닐까 생각한단다. 꼭 단풍이에게 멋진 아빠가 되어줄게. 쑥쑥 잘 자라줘"
무엇보다 나와 윤주가 없는 세상에서 두 녀석이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민지만의 아빠가 아닌 이제 민지와 단풍이의 아빠로서 난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