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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동생의 집에 어제 가족들이 모였다. 즐겁게 저녁 식사를 준비 하던 중 민지가 너무 칭얼대서 집 밖으로 산책을 나갔다. 그런데 집 앞에 있는 나무 위에서 까치 2마리가 다급하게 울고 있었다. 처음 듣는 까치 울음 소리에 민지도 멈추어 서서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민지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 보고 있는데 까치 울음 소리가 너무 다급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나무 아래를 살펴보니 새끼 까치가 눈에 들어왔다. 다다가도 날지 못하는 것이 어딘가 다친 듯 보였다. 다시 눈을 들어 나무를 살펴보니 나무 위쪽에 까치집이 보였다.
정황상 까치집에 있던 새끼까치가 떨어졌고 떨어지면서 날개를 다친듯 했다. 그런 새끼를 어미까치와 아비까치가 나무위에서 애타게 바라보며 울고 있는 듯 했다. 어떻게 할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119에 전화를 걸었다. 이런 사소한 것도 처리해 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미새들이 얼마나 애달플까 하는 생각이 들어 다소의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전화를 했다. 119에서는 굉장히 친절하게 전화를 받아주었다. 하지만 자신들이 처리하는 것보다는 시청의 유기견이나 야생동물 관련 부서가 있으니 그쪽에서 처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라는 안내와 함께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만약 그쪽에서 처리가 안된다고 하거나 주말이라 업무를 하지 않으면 다시 자신들에게 연락을 달라고 했다.
시청에 전화를 하니 주말이라 업무를 하지 않는다고 당직실에서 안내해 주었다. 다시 119에 전화를 바로 출동하겠다고 했고 10분 정도 후에 119 대원들이 도착했다. 새끼 까치가 다친 듯 하니 일단 치료를 위해서 새끼 까치를 데리고 갔다. 천연기념물급의 새도 아닌 평범한 까치에 대해서도 출동을 해 도움을 주는 모습에 무척 고마웠지만 돌아가는 그들을 지켜보는 어미 까치들을 보고 있자니 과연 잘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치료 후 돌아온 새끼 까치를 낯설어하지는 않을까? 지금 있는 둥지에서 떠나버리는 것은 아닐까? 돌아오기까지 얼마나 애달플까? 하는 생각들이 들었다. 하지만 일단 치료가 가장 중요하니 어쩔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둥지를 살펴보니 다행이 둥지를 어미 까치들이 떠나지는 않은 듯 하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지금 어미 까치들은 얼마나 당황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또 들었다. 예전 같으면 119에 연락도 하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고 무심하게 지나쳤을 것 같다. 하지만 자식을 가진 부모가 되어보니 그 까치들에게 자꾸 감정이입이 된다.
이렇게 아버지가 되어 가는 것이겠지. 새끼 까치가 무사히 돌아와 예전 처럼 어미 까치들과 빨리 함께 했으면 좋겟다.(자식은 위대하다. 이렇게 부모의 마음을 천진하고 선하게 바꾸는 것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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