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my father in haven

아버지 추석이었습니다. 아버지가 하늘로 가신 후 명절이나 해 마다 찾아오는 행사에는 유독 아버지가 떠오릅니다. 아직도 아버지가 계시지 않다는 사실은 저에게는 큰 공허함인 듯 합니다. 그리고 이제 제가 아버지가 된다고 생각하니 더욱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납니다.

오늘 아버지에게 다녀오며 제가 아버지가 된 다는 사실도 알려드렸네요. 부질없는 생각이지만 아버지의 손자(손녀)의 탄생에 아버지는 어떤 표정을 지으실지, 어떤 말씀을 하실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아버지에게 저의 자식을 보여드리지 못함이 아쉽고, 저의 자식에게 할아버지의 사랑을 선사하지 못함에 가슴이 아픕니다.

아버지의 그늘아래에서는 아버지가 더 많은 것을 갖지 못함에, 아버지가 더 많은 것을 주시지 않음에 저는 철 없게도 투정하고, 때로는 부정하고도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아버지가 되려고 하는 요즘 저는 아버지 정도의 아버지가 될 수 있을지 내내 걱정입니다.

어떤 아버지가 좋은 아버지인지 많이 생각하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과연 제가 세상 어떤 아버지 보다 강한 아버지가 되어 능히 저의 자식을 지켜내고 정의롭고 인간적이며 건강한 한 인간으로 키워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혹시 제 자식이 저를 부정하지는 않을지, 저로 인해 이 험난한 삶에 고통스러워 하지는 않을지 내내 걱정입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아버지와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이 참으로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더불어 자신의 젊음과 시간과 열정을 희생해가며 자식에게 더 나은 삶을 선사하고자 노력한 아버지에게 감사합니다. 어쩌면 전 좋은 아버지가 될 능력도 자실도 없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버지가 되는 것은 삶의 하나의 통과지점 같은 것인지 모르지만 모든 사람들이 좋은 아버지가 되지는 못 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아버지가, 세상의 모든 아버지가 그랬던 것 처럼 저도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한 수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지도 모르고, 그 결과 좋은 아버지가 되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 이제 저의 꿈과 사랑 만큼 좋은 아버지라는 가장 중요한 목표를 위해 노력해볼 생각입니다.

경제적인 커다란 윤택함 앞에서 가장 큰 고민이 들지만 삶과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험난한 세상을 개척할 용기와 자신감으로 충만한 심장과 삶의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 눈을 갖게 해주고 싶습니다.

아마 당신의 손자(손녀)가 태어나면 전 더욱 당신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