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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이와의 다섯번째 만남이었다. 도담이는 여전히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었고 드디어 도담이의 성별이 밝혀진 날이었다. "아기가 분홍색이 잘 어울릴 것 같네요"라는 말을 들었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대단히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서운하기도 했다. 딸을 얻는 기쁨과 아들이 아니라는 서운함...
물론 아들이라고 했어도 기쁜 반면 딸이 아니라는 서운함이 들었을 것이다.

병원에서 나오고 지금까지 내내 공주님인 도담이에게 어떤 아빠가 되어야할지 생각중이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지금은 여자아이들만 눈에 들어온다.

애교 많은 도담이로 인해서 내내 기뻐할 것이고, 머리핀, 리본, 치마, 드레스 같은 이쁜 것들을 도담이에게 해주며 딸을 얻은 기쁨에 만족할 것이다. 피아노도 가르치고 발레도 가르치고 딸이지만 주말에는 운동장에 데리고 나가 땀흘리는 운동의 재미를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아빠와 서재에서 나란히 앉아 책을 보는 넉넉함도 선물하고 싶다.

조금 나이가 들어 사춘기가 되면 다소 아빠는 멀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벌써 부터 조금은 서운해지기도 한다. 남자친구가 생기고 또 결혼을 하게 되면 최고의 놈이랑 짝을 지워져야지 하는 너무 이른 생각들도 든다.

여기까지 생각하다가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한다. 내가 너무 앞서가고 있으니까 말이다.

건강하게만 태어나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지만 공주님이라고 하니 조금 욕심이 생긴다.

1. 외모는 절대 아빠를 닮지 말 것. 외할머니를 닮을 것
2. 성격과 다양한 언어에 대한 감각은 엄마를 닮을 것.
3. 머리는 외할아버지를 닮을 것.
4. 여자이지만 필요한 당당함과 호방함은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닮을 것
5. 순진함과 순박함, 소박함은 할머니를 닮을 것
6. 사고의 순발력과 승부근성, 운동신경은 아빠를 닮을 것

이 정도면 멋진 공주님이 될 것 같다. 너무 욕심이 많나? 싶기도 하다.
더욱 내년 3월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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